이 대표상임의장은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남북 평화의 문제를 맡기고 생사를 걸었고 너무 믿던 나머지 난관에 처해있다”며 현재 경색된 남북 관계를 ‘낙관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상임의장은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문제의 ‘생사여탈권’을 쥐어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4년 간을 우리 남북 평화 문제의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이한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에 우리가 완전히 ‘녹초’가 된 것 같다”며 “거기에 낙관이 더해져 많은 기대를 쏟아낸 것이 부메랑이 돼서 남북 관계가 초기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남북 관계에 대한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면 정부가 ‘철퇴’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상임의장은 “북한이 기다린 트럼프가 아닌 바이든이 당선돼서 남북 관계가 잘 안 된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잘 하면 본전이 아니라 잘 못하면 반은 죽는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국민이 2018년 4·27 판문점 회담과 9·19 평양공동선언까지 간 데 대한 기대와 환희가 있고 평화시대를 가정하면서 기대감이 선거에도 반영됐다”며 “그런 득을 얻은 정치세력이 국민의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하면 큰 철퇴를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에서는 정부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 대표상임의장은 “남북 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톱다운 방식보다는 ‘보텀업’ 방식이 낫다”면서도 “대신 우리 정부는 평상시보다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언급했다. 그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목숨을 걸고 '빨갱이' 소리를 들어가며 죽을힘을 다해 남북문제의 길을 열었듯이 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국민에게 저주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상임의장은 지난 8월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지난 16~20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이던 시절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 당시에도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을 한 바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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