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인 인천 송도 지역의 의약품 생산 능력이 3년 뒤 지금보다 50% 이상 커진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CMO)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잇따라 신공장 착공에 나서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연세대 글로벌캠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4공장 착공식을 18일 열었다. 25만6000L 규모의 송도 4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생산 시설이다. 기존 1위였던 이 회사 3공장(18만L)보다 규모가 크다. 연면적만 23만8000㎡(약 7만2000평)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1.5배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 건설에 1조7400억원을 투입한다.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까지 완료되면 전체 투자비는 2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4공장 건설로 임직원 1850여 명이 신규 채용된다. 건설 인력은 6400여 명 수준이다.
셀트리온도 이날 제3공장과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총 투자 규모는 5000억원이다. 3공장은 2023년, 연구센터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첫 삽은 내년 1월 뜬다. 3공장의 생산 규모는 6만L로,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10만L)과 제2공장(9만L)을 합하면 셀트리온의 전체 생산량은 25만L가 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5월 2030년까지 약 40조원을 투자해 한국을 세계 바이오·합성의약품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키겠다는 내용의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의약품 연구개발(R&D) 인력 2000명, 바이오와 합성의약품 생산 인력 8000명을 직접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3공장 증설은 비전 2030 계획의 후속 단계다. 셀트리온은 40조원 중 20조원은 송도를 거점으로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자사의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을 생산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탁생산을 위주로 하는 회사다. 이번 공장 증설로 두 회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량은 55만4000L에서 87만L로 57.0% 늘어난다.
정부가 주요 헬스케어기업 36개와 벤처캐피털의 투자 규모를 조사한 결과 2023년까지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했다. 매년 20%의 생산 증가와 9300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바이오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 민간 기업의 투자 확대에 화답했다. 우선 바이오헬스 분야 R&D 예산은 올해 1조4000억원 수준에서 30% 늘어난 1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국산화와 의료기기 패키지 시장 진출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의약품제조혁신센터 구축 계획도 내놓았다. 의약품의 생산·유통 구조 고도화, 인력 양성 지원 등을 위한 시설이다. 연세대 글로벌캠퍼스 내 바이오 인력양성센터를 구축해 2024년 개발·공정 인력을 연 2000명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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