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회적기업 '원스톱' 지원…판로 개척 도와주는 무한상사

입력 2020-11-18 17:42   수정 2020-11-19 02:57


항생제와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은 곰탕과 반찬을 조리하자는 취지로 주민 300여 명이 세운 대구의 강북희망협동조합(대표 강혜진). 2015년 3명이던 이곳의 직원은 현재 16명이다. ‘건강한 먹거리’에 공감한 소비자가 늘면서 2018년 2억여원이던 매출은 올해 5억원으로 증가했다.

건물 청소와 방역을 맡는 사회적기업 나눔크로바(대표 성기수)는 2015년 공간방역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되살려 성공한 경우다. 방역 노하우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잘 접목한 덕에 2018년 2억원에 그친 매출이 올해 18억원까지 껑충 뛸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대구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는 판로전담조직인 무한상사의 각종 지원이 뒷받침됐다. 무한상사는 2017년 대구의 사회적경제기업 56개가 세운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성장을 위해 무한상사는 빅데이터 기법과 라이브커머스(채팅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상품을 소개하는 스트리밍 방송)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도입해 지원하고 있다.

강혜진 강북희망협동조합 대표는 “사업 초기 신제품 개발을 위한 디자인부터 온라인몰 입점을 위한 상세페이지 제작 등 무한상사의 지원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자체 디자이너를 뽑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기수 나눔크로바 대표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며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으로 발주처의 신뢰를 얻는 순간 진정한 거래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임영락 무한상사 이사장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제도가 많지만 공공기관은 사회적경제기업을 잘 모르고 사회적경제기업은 공공을 잘 모른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주처의 요구사항을 빅데이터화해 분석하고 기업에 일일이 컨설팅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과 대구 사회적경제기업 간의 소통과 신뢰가 높아지면서 2018년 13억원이던 무한상사의 중계 매출은 올해 7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무한상사와 대구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2018년 개설한 무한상사 온라인몰에는 전국 최초로 공공기관별 전용몰을 구축해 소비자가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했다. 또 라이브커머스 플랫폼도 마련해 오는 20일 열리는 대구사회적경제 온라인박람회에 활용할 계획이다. 예술 분야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인 SE컬쳐와 함께 전용 스튜디오와 전문MC체제도 마련했다. 임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대구 사회적 경제만의 성장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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