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소규모 앱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앱스토어 수수료를 깎았지만 이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정부의 반독점법 적용을 미리 염두에 두고 이익에 큰 영향이 없는 방향으로 일부 수수료를 인하했지만 향후 더 큰 폭의 추가 인하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18일(미 현지시간) 내년 1월1일부터 앱스토어를 통한 수익금이 100만달러 미만인 중소 개발사를 대상으로 앱스토어 유료 앱과 앱 내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개발자 규모와 상관없이 모두 수수료 30%를 내야했다.
개발사 수로 따지면 대부분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연간 100만달러 이상 매출을 내는 앱은 2017년 기준 2857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액수로 따지면 애플은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대규모 앱과 개발자가 앱스토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은 애플의 발표에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WSJ은 그러면서 "애플의 첫번째 수수료 인하 시도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애플의 시장 지배와 높은 수수료에 대해 가장 반대해온 건 대규모 개발사들이다.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스의 경우 미국과 유럽에서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애플을 제소했다.
에픽 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는 "애플이 수수료를 놓고 앱개발자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취한 계산된 움직임"이라며 "소비자들은 애플 수수료로 인상된 부풀려진 앱 가격을 계속 지불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WSJ은 애플이 이런 목소리를 가라앉히려면 대형 개발사들에 대해서도 수수료 인하 등의 조치를 해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앱스토어 매출은 최근 이 회사가 집중하는 서비스 매출 성장의 핵심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9월26일로 끝난 회계연도에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 178억 달러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서비스 매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올해는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익 측면에서의 기여도는 더 크다. 애플의 서비스 이익은 최근 1년 동안 매출총이익 측면에서 아이폰 등 하드웨어 판매 이익에 비해 35%포인트 높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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