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남편이 밤 12시까지 여직원과 술을 마셔요"

입력 2020-11-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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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성 동료와 너무 가깝게 지내는 남편이 신경 쓰인다는 사연이 올라와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인 네티즌 A 씨와 그의 남편은 같은 회사,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사내 부부다. A 씨의 남편은 또래인 부서 사람들과 근무시간 외에도 자주 만남을 가지며 친목을 다졌다. 늦은 시간까지 노는 일도 빈번했지만 A 씨 역시 털털한 성격이었기에 이를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러다 최근 남편이 함께 어울리는 무리에 여자 동료 두 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이대가 비슷한 남자 두 명과 여자 두 명이 모여 유독 돈독하게 지내왔던 것. 특히 A 씨를 신경쓰이게 한 사람은 애교 많은 성격의 B 씨였다. A 씨와 있을 땐 차가운 표정으로 가벼운 인사 정도만 나누던 B 씨는 A 씨의 남편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는 애교쟁이로 변했다. 아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B 씨를 흐뭇하다는 듯 바라보는 남편의 표정을 보며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는 A 씨였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모임이 항상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갖는 것이었다. A 씨는 다른 남녀 직원은 '썸' 관계이며, 이들과의 모임 후에는 남편이 항상 술에 잔뜩 취해 새벽에 귀가한다고 털어놨다. 집에서 본인이 뻔히 기다리는 걸 알면서 12시를 넘기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했다.

어느 날은 남편과 B 씨가 근무 중 단둘이 산책하고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기도 했다고. 알고 보니 B 씨가 볼 일이 있어 잠시 나온 A 씨의 남편을 따라 나와 함께 산책을 즐긴 것이었다고 한다. B 씨를 신경 쓰는 내색을 하자 A 씨의 남편은 B 씨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삭제하기도 했다.

A 씨는 "처음엔 둘이 가까이 지내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는데 이젠 아니다"며 "같은 부서라 붙어있을 시간도 많을 텐데 남편이 야근을 한다고 하면 괜히 예민해지기까지 한다. 평소 질투심이 많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걱정이 되는지 모르겠다. 결국 믿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참다 못해 A 씨는 남편에게 속상함을 토로했고, 남편은 오해라며 이 같은 상황을 만들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남편은 술자리도 1차까지만 하고, B 씨와 절대 단둘이 있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신경 쓰일 땐 대놓고 말하는 게 답이다", "여자의 촉은 무시할 수 없다", "2대 2로 술 마실 일이 뭐가 있냐", "산책 제안을 받아들인 게 잘못임", "이 정도면 썸 아닌가요", "이미 신뢰가 깨진 듯", "남편은 그냥 어울려 노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가", "적당히 호감이 있으니 계속 만나는 거겠죠", "그래도 약속을 받아냈으니 지켜봐야 할 듯", "남편이 나쁜 사람은 아닐 듯 한데", "남편이 마음이 없는데 여자가 있을지도", "채팅방을 지운 게 이상하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기혼남녀 3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우자보다 친밀한 이성동료를 의미하는 '오피스 스파우즈'가 있느냐는 물음에 남성 응답자의 56.7%, 여성 응답자의 31.6%가 "있다"고 답했다. '이성 동료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남녀 간의 차이가 극명했다. 여성은 "느낀 적이 없다"는 의견이 70.5%로 가장 많았던 반면 남성은 "느낀 적이 있다"는 답변이 69.4%로 나타났다.

'오피스 스파우즈'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적정한 선만 유지한다면 무방하다"는 답변이 60.6%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그 뒤를 잇는 응답은 남녀가 또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여성 24.9%는 "부부관계를 해칠 수 있으니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고, 남성 23.6%는 "직장생활에 활력소가 되므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미혼남녀들의 생각은 어떨까. 미혼남녀 총 275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3.6%가 '오피스 스파우즈'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에 대해 36%가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예의가 아니다'고 답했고, 27.6%는 '불륜을 포장한다'고 응답했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룹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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