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월 월평균 식량작물 도매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쌀(20㎏)은 5만5527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5.9%, 지난해 11월에 비해 17.5% 뛰었다. 찹쌀(40㎏)은 12만8453원으로 전월 대비 4.1%, 1년 전보다 9.4% 올랐다. 콩(35㎏)은 19만9267원으로 각각 5% 이상 상승했다. 녹두(40㎏), 고구마(10㎏), 감자(20㎏) 등은 각각 57만3547원, 3만6107원, 3만5628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4~58% 뛰었다.
이처럼 곡물가격이 치솟는 것은 올해 태풍 등 기후 조건 악화로 농산물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쌀은 낟알이 익는 8월 태풍으로 큰 피해를 봤다. 콩은 파종 시기인 5월 가뭄 피해를 입고, 생장해야 하는 7~8월에 비가 너무 많이 와 상당수 썩었다.
글로벌 곡물가격도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제 선물시장에서 밀·콩·옥수수 등의 선물가격이 뛰고 있다. 지난 6개월간 밀은 38.5%, 콩은 31.0%, 옥수수는 20.0%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00.9포인트로 전월 대비 3.1%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7.3% 상승한 곡물이었다. 유럽과 북미 등의 작황이 좋지 않은 밀과 중국이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는 옥수수 등의 가격 상승이 가파르다고 FAO는 설명했다.
글로벌 곡물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사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장기적으론 국내에서 생산되는 각종 곡물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지 유통업자들이 곡물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곡물 유통업체 관계자는 “찹쌀 등 일부 품목은 밭 전체를 사들인 뒤 시세가 더 오르기를 기다리는 유통업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한 후 시세 조종을 하는 경우 강력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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