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가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인 본드캐피털(BOND Capital)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2년 전 400억원 수준이던 기업가치가 8000억원대로 수직 상승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 등극을 목전에 뒀다.
◆770억 시리즈C 투자로 기업가치 8000억으로 ↑
버킷플레이스는 본드캐피털,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네이버 등으로부터 7000만달러(약 770억원)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본드캐피털이 주도한 이번 투자에는 본드캐피털 외엔 모두 기존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투자자 소수만이 참여했다.
본드캐피털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글로벌 테크 투자자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벤처투자가로 알려진 '인터넷의 여왕' 메리 미커가 2018년 클라이너퍼킨스에서 독립하면서 세운 회사로, 전세계 기술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한다.
이번 투자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메리 미커 본드캐피털 파트너는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슬랙, 트위터, 인스타카트 등 글로벌 유니콘 기업을 발굴해 명성을 떨쳤다. 그녀가 1990년대부터 매년 발행해온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는 전 세계 벤처투자자들의 '필독서'로 꼽힌다.
버킷플레이스는 본드캐피털이 클라이너퍼킨스에서 독립한 뒤 처음으로 투자하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본드캐피털은 독립하면서 미커 파트너가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았던 3개의 '클라이너 퍼킨스 디지털 그로쓰 펀드'를 그대로 이어서 맡았다. 이 펀드는 2018년 국내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한 바 있다.
버킷플레이스는 올해 초부터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준비해왔다. 벤처투자 업계에선 오늘의집 서비스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초부터 미국, 중국 등 글로벌 VC들의 투자 타진이 이어졌다. 올해 초만해도 1000억~2000억원대로 거론됐던 기업가치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오히려 수직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시리즈C 투자 이후 버킷플레이스의 투자 후 기업가치(Post-Money Value, 포스트머니밸류)는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를 주도한 채대권 본드캐피털 제너럴 파트너는 "오늘의집은 홈퍼니싱 상품과 리모델링 서비스에 대한 콘텐츠를 고객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며 한국 인테리어업계를 혁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고속 상승중.."인테리어업계 혁신 선두주자"
투자자들은 인테리어 플랫폼 시장을 이끌고 있는 오늘의집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를 나온 이승재 대표(사진)가 창업한 버킷플레이스는 7년만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테리어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사용자들은 오늘의집 앱을 통해 실제 사용자들이 집을 꾸민 포스팅을 인테리어 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리모델링이 필요할 경우 시공업체와 연결해 실제 시공도 할 수 있다. 인테리어 시장에서 온라인 사용자와 오프라인 사업자를 이어주는 O2O 플랫폼이다.
최근 오늘의 집 앱의 누적 다운로드수는 1400만을 돌파했다. 오늘의 집을 통한 월 거래액은 전자 상거래 금액(커머스)과 인테리어 시공까지 합쳐 1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주52시간제 시행 확대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용자들의 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번 투자유치로 버킷플레이스의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약 880억원이 됐다. 버킷플레이스는 이번 투자금을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한 기술력 확보, 제품 고도화, 인재 채용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본드캐피털과 관계를 맺게 된 버킷플레이스가 국내에 국한된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해외로 확장할지도 관심이다.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는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기반으로 인테리어 산업을 혁신하며 인테리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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