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항체가(抗體價) 조사를 한 결과 일반 국민보다 입영 장정의 항체 형성률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상대적으로 젊은 층 가운데 '숨은 감염자'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20대 초반에 대한 방역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국민건강영양조사 및 군 입영 장정을 대상으로 한 3차 항체가 검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항체가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보통 몸속에 항체가 형성된다. 이러한 이유로 항체가 검사를 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한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항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난 것은 감염된 흔적이 있다는 뜻이다. 중화항체까지 양성인 경우는 바이러스 감염을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능, 즉, '방어 능력'이 있는 항체가 있다는 말이다.
지난 8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3차 참여자 1379명을 조사한 결과 총 3명이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 가운데 2명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3차 조사에는 광주·제주를 제외한 전국 15개의 시도 주민이 참여했다. 이중 항체가 확인된 3명 중 2명은 해외에서 유입된 기존 확진자고, 나머지 1명만 지역사회 내에서 진단받지 않은 감염자로 확인됐다. 기존 확진자를 제외한 미진단 확진자를 계산한 항체 형성률은 0.07%(1379명 중 1명)다. 이는 앞선 1차(0.03%·3055명 중 1명), 2차(0.07%·1440명 중 1명) 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이 수치로 따져보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 중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 극복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진단되지 않은 감염자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젊은 연령층은 감염되더라도 무증상 또는 경증이 많다"면서 "또 의료기관에서 진료나 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활동은 활발히 하기 때문에 지역 내 감염을 전파시킬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일반화나 확대 해석은 경계하면서도 숨은 감염자를 찾기 위한 방역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항체가 조사 결과만 갖고 (국내에) 어느 정도의 미진단 확진자 숫자가 있는지 추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민건강영양조사는 한 1400명 정도의 표본 가운데 1명 정도 양성이 나온 것이기에 '전체로 일반화시켜서 감염 규모 등을 추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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