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지난 20일 이네오스와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전무), 피터 윌리엄스 이네오스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차는 이네오스의 자회사 이네오스 오토모티브가 개발 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레나디어’에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 승용차 ‘넥쏘’, 수소전기 트럭 ‘엑시언트’ 등에 적용돼 안정성과 효과성을 인정받은 시스템이다.
두 회사는 유럽 내 수소 관련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고위 관계자로 구성된 협의체도 꾸렸다. 유럽연합(EU) 및 각국 정부, 민간 기업들과 협력해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연료전지시스템 공급을 맡고 이네오스는 자회사 이노빈을 통해 수소 생산·공급·저장을 맡는다. 이 회사가 매년 생산하는 수소는 30만t에 달한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뿐 아니라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 부문에서도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목표는 2030년까지 연간 70만 기의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는 것이다. 현대차는 올 9월 스위스 수소저장 기술기업인 GRZ테크놀로지스와 유럽 에너지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4기를 수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석유·화학 기업과도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와 업무협약을 맺고 넥쏘 2대, 일렉시티 2대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했다. 이번에 손잡은 이네오스도 석유화학, 특수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최근 수소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 전무는 “전통적 산업 기업과 그린수소 생산, 수소전기차 개발 등을 통해 수소 생태계에 진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네오스와 함께 최상의 시너지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CTO는 “양사가 보유한 최고의 역량을 토대로 다각적으로 협력하고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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