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가 등장한 1분기에는 주로 코로나19발 폭락장에서 저렴해진 시장 대표주를 사들였다. 애플(3억1130만달러어치 순매수)과 테슬라(1억5929만달러), 알파벳 A주(1억481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3671만달러)로 순매수 상위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불개미’들은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원유가격을 3배로 추종하는 ‘벨로시티셰어즈 3X 롱 원유 ETN’에 4331만달러를 베팅하기도 했다.
시장이 회복하기 시작한 2분기에는 낙폭과대주로 관심을 돌렸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 대장주 보잉(1억4548만달러 순매수)과 델타항공(1억764만달러) 등을 담았다.
3분기에는 상황이 변했다. 나스닥지수가 연고점을 회복하고 12,000에 근접하는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 과거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담없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난 것이다. 이때부터 서학개미의 행태는 더욱 정교해졌다. 테슬라(15억1802만달러 순매수)와 애플(12억7706만달러) 등 주도주에 대한 베팅은 이어가면서도 투자 업종 및 국가를 이전보다 다양하게 꾸리기 시작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에서는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SMIC와 알리바바, 핑안굿닥터 등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등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했다. 반면 일본 시장에서는 반다이남코홀딩스, 가도카와드왕고, 고나미, 세가사미 등 게임 및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사 주식을 주로 사들였다.
한 펀드매니저는 “중국의 내수 기술플랫폼주와 일본의 콘텐츠주는 글로벌 경기 변동성 확대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섹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 투자가 무조건적으로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점을 우려한다. 실패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의 투자 소식과 함께 국내에서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된 수소트럭 제조사 니콜라가 대표적이다. 상장 직후인 7월 당시 79.73달러까지 치솟았던 니콜라 주가는 이후 공매도 리서치 기관들의 문제 제기와 창업자 행적에 대한 논란이 겹치면서 주가가 7월 고점 대비 66.91% 폭락한 상태다. 국내 투자자들은 니콜라 주식을 2억4135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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