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일본 사회에 대한 거침없는 쓴소리로 유명한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사진)이 이번에는 일본 정부가 국내여행 경비의 최대 50%를 지원하는 소비진작책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캠페인'을 비판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유니클로·지유 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다.
야나이 회장은 24일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관광객이 일본 전역을 여행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투 트래블 캠페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가에서 돈을 받아 레저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가의 돈은 곤란한 사람을 돕는데 쓰여야 하는데 사용법이 틀렸다"고 말했다.
야나이 회장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일본 정부와 사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0월 닛케이비즈니스 기고문을 통해서는 "최근 30년간 세계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일본은 최선진국에서 이제 중진국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대적인 개혁을 하지 않으면 일본은 망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지난 9월 인터뷰에서도 "알아서 기는 손타쿠 문화가 일본을 망하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한중일과 아세안 10개국 등이 서명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해서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다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사람과 물자의 오고감이 더욱 자유롭게 되면 사업도 번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에 있어 기회라고도 강조했다. 야나이 회장은 "재택근무를 한다는 것은 집에 있으면서도 나름의 격식을 차린다는 것"이라며 "집에서도, 출근할 때도 입을 수 있는 유니클로는 의류 브랜드 가운데 가장 좋은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유니클로의 강점을 살려 앞으로 중국과 대만, 홍콩에 매년 100개씩 점포를 늘려나가겠다고도 밝혔다. 야나이 회장은 "중국의 인구는 일본의 10배인데다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있어 출점의 여지가 많다"며 지금까지는 연평균 50개씩 점포를 늘려왔지만 앞으로는 두배인 100개 페이스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가 중국에 1호점을 낸 2002년 9월 이후 18년 만인 지난 9월 중국 본토의 유니클로 매장수는 782개로 일본내 직영점(766곳)을 웃돌았다. 야나이 회장은 "내륙 지방은 중산층이 증가하고 있지만 유니클로 같은 브랜드 의류를 파는 가게가 거의 없다"며 개발이 앞서 진행된 중국 동해안 지방 뿐 아니라 내륙지방에도 출점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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