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사진)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매출은 33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내년에는 4배 규모인 136억원까지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다음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정밀진단 전문기업 엔젠바이오의 핵심 기술력은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법이다. NGS는 유전체를 조각낸 후 각 조각의 염기서열을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복잡한 정보를 쉽게 정리할 수 있어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질병들도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설립된 엔젠바이오는 KT 1호 사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했다. 컴퓨터 공학 전문가들이 많은 편이다. 덕분에 생명공학(BT)과 정보기술(IT) 분야의 조합이 경쟁력을 이끌어냈다. BT와 IT가 결합된 정밀진단 플랫폼을 구축해 백혈병, 고형암 등을 진단하는 제품을 상용화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 16개 상급병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 대표는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분석·해석·리포트 생산 등에 2~3일이 걸리던 일련의 진단과정을 2시간 이내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국내외 제약사들과 함께 동반진단 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동반진단은 비싼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제를 사용하기에 앞서 치료제의 효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최 대표는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비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제약사 입장에서도 임상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이 때문에 많은 제약사들이 우리처럼 정밀진단 기술이 있는 회사와 일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회사는 유럽, 동남아, 중동 등 19개 지역의 대리점에 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또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내 클리아랩(CLIA Lab) 인수에 나선다. 클리아랩은 복잡한 진단검사를 대신 수행해주는 일종의 전문검사기관이다. 최 대표는 “미국 클리아랩 중 NGS 기반 검사 기술이 있는 곳은 5% 정도에 불과하다”며 “검증된 기술을 가진 엔젠바이오가 미국 진단검사 시장에 입성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엔젠바이오는 이번 IPO를 통해 총 244만4000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밴드는 1만500~1만4000원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257억~342억원이다. 상장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1283억~1710억원이다. 23~24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다음달 1~2일 일반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연내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삼성증권이 상장을 주관한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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