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상상을 현실의 가치로 만드는 게 디지털 혁신

입력 2020-11-24 17:16   수정 2020-11-25 02:24

인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극단적으로 커진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유발 하라리가 인류 역사에서 오직 ‘변화’한다는 사실만 변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듯 사업 모델을 포함해 제품과 서비스, 일하는 방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 시대엔 변화의 ‘속도’와 ‘크기’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크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선도 기업이 검증한 사례를 활용해 사업 성과를 개선했다. 이런 혁신은 과거에 시도한 아이디어가 장기간 유지될 때만 가능하다. 지금의 변화 속도와 불확실성의 크기를 고려하면 더 이상 유효한 방식의 혁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미 시작된 뉴노멀 시대에는 미래에 대한 창의적 상상에 기반해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가장 먼저 현실 세계에서 실현 가능한 가치로 빠르게 전환하는 적극적인 디지털 혁신이 요구된다. 지금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생존과 성장을 꾀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카를 벤츠가 말 없는 마차를 타고 다니는 상상을 기반으로 니콜라우스 오토가 발명한 가솔린 엔진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라는 현실의 가치를 최초로 개발해낸 것과 같은 혁신을 추진하라는 것이다. 과거에 자동차 또는 비행기를 만드는 상상을 현실화하는 과정은 길고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가까운 미래를 쉽고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10여 년 전에 비디오숍을 가지 않고도 거실에서 리모컨 버튼을 눌러 원하는 영화를 아무 때나 보는 상상을 했다. 그는 인터넷과 통신 기술을 접목해 넷플릭스라는 현실의 가치로 실현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천재들만 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발명과 아이디어일 필요는 없다. 생산 라인의 로봇이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하듯이 사무직에서도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로봇이 하도록 하는 상상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술로 현실화할 수 있다.

수요 예측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해주는 상상은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해 현실화할 수 있다. 대형 경기장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드론 마트에서 관중석의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주문을 받고, 작은 드론으로 배달해주는 아마존의 상상 또한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다. 상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현실의 가치로 전환하는 속도는 더 중요하다.

남이 이룬 성공을 따라 하는 것은 주변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변하는 것일 뿐 진정한 혁신은 아니다. 남이 하지 않는 우리만의 상상을 현실의 가치로 만들어내는 게 진정한 디지털 혁신이다. 뛰어난 스타트업들이 단기간에 창출한 엄청난 기업가치 역시 미래의 상상을 현실화하려는 그들의 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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