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北 내·외국민 할 것 없이 '코로나 학살' 진행 중"

입력 2020-11-24 20:04   수정 2020-11-24 20:22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북한에서 ‘코로나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내·외국민을 가리지 않고 사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 의원은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차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에 참석해 “북한 정권이 국내에서 정권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 사람과 국경을 넘는 외국인들을 사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북한 내부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이행하지 않는 사람은 군법으로 처분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가격리된 사람을 만나러 갔다거나 의심 증상이 있는데 대중 목욕탕에 갔다고 총살 당했다는 소식이 있다”며 “외국인에게도 예외없이 북·중 국경에서 무역을 하던 중국인이 총살당했다는 국정원의 보고도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코로나 학살 상황에 대한 유엔 차원의 조사 필요성이 크다고도 강조했다. 하 의원은 “서해상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도 외부인이기 때문에 코로나 의심자로 간주해 사살한 것”이라며 “북한의 코로나 학살은 제네바 협정에 따라 반(反)인도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이 코로나19로 인한 인권 침해 정도를 다룬 것과 관련해 “코로나 학살 상황을 더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내부에서 코로나 학살 정황들이 보인다는 주장도 나왔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많은 외신이 북한 접경지대에서의 외국인 사살 소식을 보도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례적으로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평양 내 많은 재외공관 외교관들도 사실상 추방당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이 외교관들이 북한 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당하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국제사회로부터 백신을 지원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개발도상국 20여개국을 대상으로 백신을 무상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해왔기 때문에 백신 지원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엔 국제법 전문가인 제러드 겐서 변호사는 “김정은이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던 것은 스스로 법적 행위를 위반했다고 생각한다는 걸 드러냈다고 본다”며 “가해자가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유족들에게 시신을 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폐회사에 나선 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에서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더욱 들을 필요가 있다”며 “탈북자들에 대한 비난은 탈북자의 연대의 끈을 훼손한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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