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저녁 6시경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을 찾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조치를 직접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은 오후 5시 20분경 갑작스럽게 기자들에게 통보됐다. 15분 가량 추 장관이 미리 준비한 자료를 읽은 뒤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추 장관은 "다음에 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일절 답변하지 않고 기자실을 빠져나갔다.
추 장관은 6시 5분경 회색 정장 차림으로 기자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브리핑이 시작되기 앞서 "갑자기 브리핑 일정을 잡은 경위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는 기자단의 공식 요청에 추 장관은 "많은 양해를 바란다"며 운을 뗐다.
추 장관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 "장관님, 말씀이 들리지 않습니다" "뒤에까지 들리지 않습니다"라는 취재진의 요청이 있었지만, 추 장관은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양해의 말씀드린다"는 말만 남겼다.
추 장관은 6시 5분부터 6시 20분경까지 준비해 온 자료를 읽어 나갔다. 브리핑이 끝난 후 취재진이 "이 정도 사안인데 (윤석열 총장에 대한) 해임 건의를 하지 않느냐"라고 묻자, 추 장관은 "질의응답은 다음에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취재 기자들 사이에선 "너무 일방적인 것 아니냐" "이렇게 발표할 거면 내일 (브리핑)하지 그랬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추 장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차량에 올라탔다.
취재진이 서울고검에 남아있는 법무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향후 징계절차가 어떻게 되느냐", "지금도 감찰이 진행 중인가", "윤 총장측 `법적 대응' 입장이 나왔는데 소송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가 결정되느냐" 등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관계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추 장관과 법무부의 '일방적인 발표'만 있었던 긴급 브리핑은 단 15분만에 끝났다. 그러나 검찰총장에 대한 초유의 직무정지 결정으로 정치권과 법조계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발표 직후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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