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커머스 '라방' 돌풍…6개월 새 1000만건 시청

입력 2020-11-25 15:47   수정 2020-11-25 15:49


카카오커머스가 실시간 영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라방)’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매일 진행하는 라방의 1회 평균 시청 횟수는 10만 건에 육박한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축구 전용구장인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의 최대 수용 인원이 6만6704명. 이보다 많은 인원이 실시간으로 카카오커머스 라이브 방송을 보는 셈이다. 올 5월 방송 개시 이후 누적
시청 횟수는 1000만 건(지난 20일 기준)을 넘어섰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전자제품·명품 등 고가 제품일수록 소비자는 꼼꼼히 따져보고 사기를 원한다”며 “매일 상품 하나를 놓고 대규모 콘서트가 벌어지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지향하는 ‘라방’
카카오커머스는 올 들어 라이브커머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카카오톡의 익숙한 사용자경험(UX)을 라방으로 그대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커머스 라방은 언뜻 보면 홈쇼핑과 비슷하지만 디테일에서 차별화된다.

카카오커머스는 다른 라방 플랫폼과는 달리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방송은 한 상품으로 하루 1~2회만 진행한다. 소비자가 가장 관심 있는 상품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상품군도 차츰 늘려 가고 있다. 패션 상품으로 첫 라이브를 시작한 이후 육아용품, 건강식품 등으로 넓혔다.

카카오커머스의 라방은 상품을 판매하는 쇼호스트가 주도하지 않는다. 상품 전문가와 소비자가 방송을 이끈다는 점에서 기존 홈쇼핑과 다르다. 화장품을 판매할 경우 유명 연예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나와 설명을 돕는 식이다. 지난 7월 진행한 ‘반스 애너하임 컬렉션 선공개 라이브’는 신발 전문 유튜버 와디가 출연해 브랜드의 역사와 제품 특징을 소개했다. 시청 횟수는 최대 38만 건을 기록했다.

호텔 숙박권을 판매할 땐 스튜디오를 벗어나 카메라를 들고 호텔을 직접 찾아간다. 기존 홈쇼핑에서 시도하지 못한 파격적인 시도가 가능하다. 임산 카카오커머스 라이브커머스 TF팀장은 “라이브커머스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이제 막 뛰어들기 시작한 초기 시장”이라며 “카카오톡이라는 익숙한 플랫폼 속에서 소비자가 신뢰하고 만족할 수 있는 쇼핑 문화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분사 이후 고속 성장
카카오커머스는 2018년 12월 카카오로부터 독립한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 국민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전자상거래업계에 빠르게 안착했다. 올 3분기 기준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4579만 명에 달한다. 해외까지 포함하면 5229만 명이다. 카카오 회원 3명 중 2명은 카카오쇼핑 회원(3500만 명)으로 유입됐다. 특히 커피 선물 등으로 시작한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명품업계도 카카오커머스에 손을 내밀고 있다. 라이언 등을 앞세운 카카오프렌즈의 친숙함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무기다.
문화로 자리잡은 카카오 ‘선물하기’
카카오 ‘선물하기’가 얼마나 대중적인지는 숫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 회사의 외형 지표로는 주로 거래액이 활용된다. 상품 판매 시 수수료만 계산하는 매출과 달리 상품 전체 판매액을 합산한다. 지난해 카카오커머스의 거래액은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 2017년(약 1조원) 대비 2년 만에 세 배로 증가했다.

외형보다 더 주목받는 것이 높은 수익성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2961억원, 영업이익 7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이익률이 약 25%에 달한다. 국내 e커머스 대부분이 적자를 보고 있음을 고려하면 독보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카카오커머스가 성장성, 수익성 모두를 잡은 비결은 시장 선점에 있다. 카카오가 ‘선물하기’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건 2010년 말이었다. 모바일 커피 쿠폰 등을 주로 팔았다. 초기엔 구매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익숙지 않다 보니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도 대부분 사용법을 몰랐다. ‘선물하기’ 시장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도입된 2017년을 전후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선물하기’로 시작한 카카오커머스는 전방위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메이커스를 합병한 데 이어 지난 10월엔 캐릭터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IX의 일부 사업 부문을 흡수했다. 카카오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 관련 상품까지 결합해 유통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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