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 '유가전쟁' 이전 수준까지 회복…상승세 이어질까 [원자재포커스]

입력 2020-11-25 14:12   수정 2020-11-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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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지난 3월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유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이 이어지고, 미국 차기 행정부를 두고 정치 불확실성도 사라져 곧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진 영향이다.

24일(현지시간) 원유 시장에서 벤치마크 격으로 쓰이는 주요 두 유종은 각각 가격이 4% 안팎 올라 지난 3월초 이후 최고가를 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인 내년 1월 인도분은 배럴당 44.91달러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대비 4.3%(1.85달러) 급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선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1월물이 배럴당 47.86달러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대비 3.9% 올랐다.

25일 오후 2시 기준 두 유종은 전 거래일 대비 1% 더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WTI는 배럴당 45.36달러, 브렌트유는 48.37달러선에 손바뀜되고 있다.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이달 중순 이래 10% 가까이 반등했다. 두 유종 모두 코로나19 사태 초기이자 사우디가 러시아 등과 본격 ‘유가 전쟁’에 들어가기 직전인 지난 3월 초 수준에 가깝게 가격을 회복했다.

이는 이달 들어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희소식이 잇따르면서 내년 원유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진 영향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백신 시험 결과가 낙관적으로 나오면서 유가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23일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자사 백신 후보물질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0% 정도라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 제약사 화이자, 모더나는 각각 자사 백신 후보물질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금융서비스기업 스톤X의 케빈 솔로몬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현재까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는 백신이 세 종 나왔다”며 “시장은 이제 코로나19 위험에 대한 전망을 줄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원유 수요 개선 기대 덕분에 에너지 기업 주가도 상승세다. S&P500 에너지섹터는 이달 들어 주가가 35% 이상 올랐다. 엑슨모빌 주가는 지난 24일에만 6.66% 급등했다. 셰브런 주가는 5% 올랐다.

일각에선 코로나19 백신 뉴스발 원유 랠리가 장기화되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WSJ는 “어느 백신도 향후 수개월 내에 대량으로 공급되긴 어려울 전망”이라며 “즉 내년까지는 봉쇄조치와 여행 제한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유 재고량도 심상치않다. 이날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 추산치가 4억9000만배럴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로이터통신 설문조사에선 12만7000배럴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380만재럴이 주간 재고로 쌓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의 감산안 연장 여부도 관건이다. OPEC+는 오는 30일부터 회의를 거쳐 내년에도 감산을 이어갈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OPEC+는 기존엔 내년 1월부터 일평균 200만배럴만큼을 감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는 코로나19 이전 전세계 수요의 약 2% 수준이다.

투자은행 UBS는 “원유의 경우엔 단기적으로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내년 코로나19 백신이 나와 널리 보급된다면 이동제한 조치가 대폭 완화될 것이고, 원유 가격도 상승할 전망이라 상승 잠재력이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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