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가 알아서 투자자산 비중을 조절해주는 타겟데이트펀드(TD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공모 주식형 펀드에선 몇 년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TDF에는 올해에만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신규로 유입됐다. 자산운용사들은 수익률 강화를 위해 해외 전문 기관들과 손을 잡는 한편, 상장지수펀드(ETF)에만 투자하는 TDF를 새롭게 내놓는 등 TDF 시장 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분주하다.
TDF는 가입자가 은퇴시점에 맞는 상품에 가입하면 운용사가 자산배분곡선에 따라 자산 구성을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2045년 은퇴 예정자가 ‘2045TDF’ 상품을 가입하면 2045년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을 낮추고 채권 비중을 높여 리스크를 축소하고 안정적인 운용을 추구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서도 ‘제로금리’ 시대가 펼쳐지며 은퇴자산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하려는 투자수요가 증가하면서 TDF 상품의 매력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TDF 상품 선택을 위해서는 연계 운용사의 과거 운용 성적을 참고하라고 권고한다. 자사 펀드에 투자하는 미래에셋 TDF를 제외한 국내 출시된 대부분의 TDF들은 검증된 자산배분 능력을 갖춘 해외 운용사들의 펀드에 가입하는 재간접상품들이다. KB는 뱅가드, 한국투자신탁은 티로프라이스와 손잡는 식이다. 아직 국내 운용사들은 운용 경력이 길지 않은 만큼 모펀드 운용사의 장기수익률도 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TDF 시장이 성장을 이어가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차별화된 상품 출시에도 몰두하고 있다. 삼성운용은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ETF에만 투자하는 TDF인 ‘삼성ETFTDF’ 시리즈를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운용 등 일부 운용사들은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배분을 실시하면서 은퇴 시점 이후에는 환매 대신 상품을 지속 보유하며 현금을 배당받는 타깃인컴펀드(TIF)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TDF가 외부위탁운용(OCIO), 액티브 ETF 등과 함께 앞으로도 업계의 주요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 시장이 몇년째 고사상태고, 사모펀드 시장도 위기에 몰린만큼 자산운용사들은 최대 300조원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춘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TDF 상품 개발 및 마케팅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