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AI 반도체 '사피온' 공개…인텔에 도전

입력 2020-11-25 17:24   수정 2020-11-26 01:59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진출한다. 자체 설계한 데이터센터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연내 출시해 2024년 5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SKT, AI 반도체로 ‘빅테크’ 변신
SK텔레콤은 2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서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는 정부의 AI 국가전략 발표 1년간의 성과와 향후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열렸다.

AI 반도체는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AI의 핵심 두뇌다. 그동안 대다수 기업이 병렬계산에 최적화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했지만 비싼 가격과 높은 전력 사용량으로 NPU 기반 AI 반도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인텔, 퀄컴,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맞춤형 설계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자체적으로 반도체 아키텍처를 개발해 동시다발적인 데이터 연산에 최적화된 NPU를 설계했다. 생산은 대만 TSMC에 위탁했다. SK텔레콤은 사피온 X220이 기존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고 전력 사용량은 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가격도 GPU의 절반 수준이다.

SK텔레콤의 AI 반도체 개발은 박정호 사장이 강조해온 ‘탈통신’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 폭증하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AI 성능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칩 기반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등 소프트웨어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AIaaS(서비스형 AI)’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올해 말부터 미디어·보안·AI 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 사피온 X220을 적용한다.
文 “AI가 디지털 뉴딜 핵심 동력”
이날 행사에선 SK텔레콤 외에도 KT,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참여해 자사 AI 기술을 공개했다.

KT는 지난 2월부터 산·학·연이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을 위해 협력하는 ‘AI 원팀’을 소개했다. 현재 40여 명의 전문가들이 감염병 확산방지 모델, 차세대 음성언어 처리, 머신러닝 기반 산업현장 효율화 등을 연구 중이다. 호텔로봇과 서비스로봇을 통한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 사례도 발표했다. 기업 간, 분야 간 경쟁에서 벗어나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는 ‘모두가 함께하는 AI’를 제안하기도 했다.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은 “산업과 분야를 초월한 AI 협업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한국과 일본, 베트남, 유럽 등으로 연결된 네이버의 AI 연구 벨트를 설명했다. 그는 “AI 연구에 가장 중요한 것이 다양한 양질의 데이터”라며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박스를 연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AI 강국으로의 도약을 향해 민관이 함께 쉼 없이 달려온 1년이었다”며 “AI가 디지털 뉴딜을 통한 위기 극복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반도체를 제2의 D램으로 키우고 인재 양성으로 첨단 AI 역량을 높이겠다”며 “동시에 AI 윤리 기준을 마련해 기술 오용, 개인정보 침해 등 역기능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우/강영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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