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기업들 로봇 활용 크게 늘 것"

입력 2020-11-25 17:44   수정 2020-11-26 02:53

“코로나19 이후 상의는 잘 팔리지만 하의 주문은 상대적으로 줄었습니다.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카메라에 상의만 잡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4일 대구에서 개막한 대구글로벌 로봇비즈니스포럼의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경훈 CJ대한통운 상무는 “회사가 확보한 송장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라며 “30억 개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담은 일상생활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고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물류업계의 변화를 소개했다.

코로나19가 로봇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사회 수용성을 높여 일상과 산업을 급격하게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럼에서 미국 대표로 주제발표를 한 토머스 라이든 매스로보틱스 상무는 “코로나19 이후 매사추세츠주 생산 현장의 로봇자동화율이 39%에서 3~5년 내 73%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로봇을 활용해 기업들이 위기 대응력을 키우고 있다”며 “로봇이 작업자 사이를 지나가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자동으로 실천하고 병원에는 사람의 생체신호를 자동으로 체크하는 방역로봇이 보급됐다”고 설명했다.

김종헌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실장은 “코로나19 이후 로봇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현장 서비스 분야 적용이 늘어나 로봇산업을 활성화할 기회가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국내에서도 소독 방역 등 헬스케어 서비스로봇의 특허가 올해 8월까지 23건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는 “내년에 1만여 개의 외식업 서비스로봇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다품종 소량생산에 강한 데다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 면에서 중국(25%)보다 유리한 한국(무관세)에 기회”라고 말했다. 하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외식업 분야 인공지능 자율주행로봇을 개발한 뒤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32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하 대표는 “직접 운영하는 식당에서 로봇 도입 후 매출이 30% 늘었다”며 “비결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해 비용을 절약했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하고 힘든 일은 로봇이 하고 사람은 고객 서비스에 집중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구는 물류와 제조 외식업이 강한 도시여서 서비스로봇 등 로봇산업의 적지”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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