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외교 책사' 왕이 방한…한미 밀착 견제할 듯

입력 2020-11-25 09:47   수정 2021-02-23 00:01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5일(오늘) 한국을 방문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초청으로 오는 27일까지 공식 방한하는 왕이 부장은 방문 기간 중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 등을 협의한다.

앞서 왕이 부장은 지난 24일부터 일본을 방문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회담을 가졌으며 이날 오전에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회담을 진행한다. 이후 왕이 외교부장은 전용기를 타고 이날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27일까지 사흘간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8월 부산을 찾은 후 두 번째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한이다.

우선 왕이 부장은 오는 26일 강경화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한 후 시내 모처에서 오찬을 함께할 계획이다. 양국 외교장관은 회담에서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양국 간 고위급 교류 등 양자 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왕이 부장은 지난 방한 때와 마찬가지로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있다.

왕이 부장은 방한 기간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비롯해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등과 별도로 회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인 문정인 특보와의 만남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전 대표와는 지난해 12월 방한 때도 비공개 회동을 갖고 한중 우호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양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했으나 한국의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연내 방한 일정 확정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로의 교체기에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 부장은 방한 기간 중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실 관계자를 만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번 방한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중·일 3각 협력 견제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대(對) 중국 압박 정책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갈등 현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전하고, 한국과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미국 편중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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