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와 직무정지를 명령한 데 대해 "무서운 일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25일 페이스북에 잇달아 글을 올려 추미애 장관을 비롯한 여권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금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좌든 우든, 진보든 보수든, 모두가 공유해야 할 공통의 규칙으로서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며 "추미애와 윤석열의 싸움, 이런 게 아니다. 친문 586 세력의 전체주의적 성향이 87년 이후 우리 사회가 애써 쌓아온 자유민주주의를 침범하고 있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저 짓을 하는 586들은 자신들이 '민주주의자'라 착각한다는 거다. 그들은 민중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일종, 아니 외려 부르주아 자유민주주의보다 더 참된 민주주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저 짓을 일종의 민주화 투쟁으로 여긴다는 얘기다. 민주주의의 가장 위험한 적은 스스로 민주주의자로서 투쟁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이들"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글을 통해서는 "저 미친 짓은 추미애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일단 청와대에서 묵인을 해줬다. 완장 찬 의원들만이 아니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대표까지 나서서 옆에서 바람을 잡았다"고 했다. 이어 "결국 친문 주류의 어느 단위에선가 검찰총장을 내쫓기로 결정을 내렸다는 얘기다.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것을 보면 하여튼 뭔가에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면서 "민주화 운동을 또 다시 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차피 문재인 대통령은 허수아비일 뿐이고, 그 밑의 586 주류세력이 다소 부족해 보이는 추미애를 내세워 그냥 막 나가기로 한 거라 본다"면서 "검찰총장 쫓아내려 별짓을 다 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그 방식이 상상을 초월한다. 거의 3공 시절 긴급조치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 임기가 규칙과 절차를 무시하는 통치자의 자의에 의해 사실상 무효화한 거라고 본다. 법치가 파괴될 때 삶은 예측불가능해진다. 지금은 검찰총장이지만 곧 이견을 가진 자들, 나아가 전 국민이 그 자의적 처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미애 장관도 말년이 불우할 것 같다. 저렇게 앞뒤 안 가리고 막 나가셔도 되나, 외려 내가 걱정을 하게 된다"고도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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