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등 5개社 거느린 '구본준 그룹' 내년 5월 출범

입력 2020-11-26 17:31   수정 2020-11-27 00:36

LG상사 LG하우시스 등 5개 회사를 거느린 ‘구본준 그룹’이 내년 5월 출범한다. (주)LG를 인적 분할해 둘로 쪼개는 것이 첫 단계다. 정식으로 법인이 출범하면 구광모 LG 회장과 구본준 (주)LG 고문이 지분을 정리, 별도의 그룹으로 갈라서게 된다. 2005년 LG에서 독립해 출범한 GS그룹 이후 15년 만에 또 다른 계열분리가 이뤄지는 셈이다.

구 고문의 계열분리 가능성은 구 회장이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할 때부터 제기됐다. 그룹 경영권은 장자에게 승계하고 형제들은 계열분리하는 것이 LG그룹의 전통이다. 구 고문은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며,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이다.

구 고문은 2010년부터 6년간 LG전자 대표, 201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주)LG 부회장을 지냈다. 2007년부터 3년간 LG상사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인적분할 후 구 고문은 (주)LG와 신설법인 (주)LG신설지주(가칭) 지분을 각각 7.72% 갖게 된다. 불필요한 (주)LG 지분을 팔아 신설법인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계열분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설법인은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향후 ‘구본준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된다. 구 고문의 지분 가치는 약 1조원이다. (주)LG 지분 중 일부만 처분해도 (주)LG신설지주(가칭)의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시장에서는 ‘구본준 그룹’을 대표하는 LG상사와 LG하우시스보다 판토스와 실리콘웍스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LG상사의 자회사인 판토스는 현금 창출 능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1977년 설립된 물류 기업으로 주로 LG그룹에서 제조한 제품의 수출입 물류를 담당했다. 지난해 올린 영업이익은 1127억원이다. 판토스의 고민은 높은 내부 거래 비중이다. 매년 조금씩 외부 일감을 늘렸지만 지난해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66%에 달한다. LG그룹이 계열분리 후에도 판토스를 활용할지가 시장의 관심이다.

반도체 설계업체이자 LG전자의 자회사인 실리콘웍스도 ‘숨은 대어’로 꼽힌다. 상장사인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26일 기준 7864억원으로 LG상사(7655억원)를 넘는다. LG전자의 미래 선행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와의 지속적인 협업이 이뤄질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LG 관계자는 “새로운 그룹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계열분리 후 그룹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강경민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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