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장 잠재력 3위 한국…"제휴 모델로 판 키워야"

입력 2020-11-28 10:00   수정 2020-11-2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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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하면서) 기업 간 사업 영역의 제한이 사라지고 경쟁의 틀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 사업을 꾸려나가기 보다는 제휴 모델이 더욱 효과적이죠."

조형진 커니 파트너는 한국경제신문과 커니가 웨비나 방식으로 개최한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DBF)'의 지난 27일 강연에서 디지털 플랫폼의 확장을 위해서는 기업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업의 판을 키우려면 혼자서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SK텔레콤과 아마존, 네이버와 CJ 등 대기업들의 제휴 협력 사례가 증가한 것도 이런 흐름의 반영이라는 설명이다.

조 파트너는 구속력 있는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업무협약(MOU)이 아니라 지분을 섞는 등 '혈맹'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협력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파트너는 "NTT도코모는 제휴 이전에 사업 전반에 대한 설계와 업계 1위와만 손 잡는다는 기준이 있었다"며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제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디지털 분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은 기업들에게 기회다. 커니는 자체 개발한 '커넥티드 컨슈머 지수(CCI)'를 통해 각국의 디지털 잠재력을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CCI 조사 대상 28개국 중 싱가포르, 스페인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부문별로 통신 1위, 커넥티드 디바이스 2위, 미디어 5위를 차지했다. 각 분야에서 디지털 인프라와 시장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다만 기업들이 이런 여건을 활용해 더욱 적극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향후 가장 주목해야 할 영역으로는 음성인식 시장을 꼽았다. 이 기능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디지털화에 더욱 친화적인 핵심 고객층이기 때문이다. 조 파트너는 "구글, 아마존 등이 음성 인식 시장의 강자지만 아직 초보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에도 기회는 많다"고 했다.

미디어 영역도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고 봤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기업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한 기업의 독주가 아니라 여러 기업이 함께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봤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와 함께 아마존 등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조 파트너는 기존의 업무 방식은 디지털 혁신의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커니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60%가 디지털화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기존 사업과의 카니발라이제이션(내부 잠식) 같은 문제 때문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기존과 다른 '세컨드 브랜드'를 만드는 전략과 일하는 방식을 유연하게 만드는 '워크셀(WorkCell)' 방법론을 제시했다. 워크셀 방식은 각 부서 구성원이 한데 모여 짧은 시간에 서비스를 개발해 직접 실행해보는 것이다. 조 파트너는 "기존의 틀을 깨고 큰 '액션'을 취해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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