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계부채 비율은 조사 대상국 중 지난 8월 항구 폭발 사고로 GDP가 급감한 레바논(116.4%)에 이어 2위였다. 세계 평균(65.3%)보다는 35%포인트 높았다. 최근 1년 새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도 한국은 7.0%포인트로 홍콩(10.6%포인트) 일본(7.8%포인트) 미국(7.7%포인트)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컸다. 국제결제은행(BIS)은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으면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의 과도한 가계 빚이 성장 여력을 갉아먹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100%를 넘어선 핵심 원인 중 하나로는 올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포착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이 우선 꼽힌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과 전셋값이 치솟자 가계가 전방위서 빚을 끌어모으려는 움직임을 보인 결과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의 채무마저 급증하면서 급기야 ‘가계부채 비율 세 자릿수 시대’에 진입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부채가 갈수록 과도해져 가계 유동성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가계부채 비율은 3분기 가계부채를 올해 예상 GDP로 나눠 산출했다. IIF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올 들어 3분기 평균 환율 등을 고려할 때 IIF는 올해 한국 GDP는 달러화 기준으로 1조5678억달러, 지난 3분기 말 한국 가계부채는 1조5772억달러 안팎으로 추정했을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김익환 한국경제신문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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