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5년 전에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기 때문"이라며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했다.
김현미 장관은 "아파트는 절대적인 공기가 필요한데 지금 와서 아파트 물량이 부족하다고 해도 정부는…(공급할 수 없다)"라며 "그래서 다세대나 빌라 등을 질 좋은 품질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파트 공급 부족 이유를 전 정권 탓으로 돌린 발언이다. 김현미 장관은 불과 5개월 전엔 아파트 공급은 충분하다고 했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한 양질의 주택공급을 촉구하는 야당의 질문에도 주택공급은 충분하다던 김현미 장관이었다. 불과 5개월 전 7.10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주택공급은 충분하고, 부동산 대란의 원인은 다주택자'라던 김 장관이었다"고 비판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그랬던 김 장관이 24번에 걸친 대책에도 오히려 국민들의 고통만 커지자 이제야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그마저도 전 정부에서 인허가를 줄였기 때문이라며 또 다시 '남탓'이다"라며 "여당 국토위원장은 '아파트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 국민 탓이더니, 국토부장관은 저금리 기조 탓, 시장 유동성 탓, 다주택자 탓. 그것도 모자라 3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정권을 탓하니 무슨 염치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 그동안 대체 국토부는 무엇을 한 것인가. 24번의 대책은 무엇을 위한 대책이었나 묻고 싶다"며 "국민들은 주택 문제로 하루하루가 심난한데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는 유체이탈화법을 하다니 헛웃음만 나온다"고 했다.
이날 김현미 장관은 전세대책이 언제쯤 효과를 거둘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전세공급 대책들이 신속하게 이뤄지면 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봄쯤 되면 시장에 안정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현안질의에선 최근 서울 양천구의 한 부부가 아파트 매입 문제로 다투다 사망한 사건도 거론됐다. 이에 김현미 장관은 "전세로 인해 어려움 겪는 국민들께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사안에 대해 언론보도에 나온 내용 이상으로 예단하고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김현미 장관은 "임대차 3법으로 70% 이상 국민이 계약갱신을 통해 주거안정을 누리고 있다"며 "어떤 정책이 일방적으로 나쁜 효과만 있다는 식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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