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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성희 교수
한국세르비에 (대표: 멜라니 로르세리)는 지난 11월 22일 워커힐서울호텔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년 한국심초음파학회(KSE 2020)의 국내개최 국제학술대회에서 런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아주대병원 순환기내과 신준한교수가 세션의 전체 좌장을 맡았고,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신성희교수가 ‘심장질환에서의 심박수의 중요성과 이바브라딘’, 그리고 한양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현진교수가 ‘이바브라딘의 조기치료로 심부전환자를 더 오래, 더 잘 살게 하자’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신성희교수는 포유동물에서 평생동안 뛸 수 있는 심박수는 약 10억회로 정해져 있는데,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로 인해 인간만이 여기서 벗어난 심박수를 가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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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희교수는 만약 사람의 심박수를 분당 70회에서 60회로 떨어뜨리게 되면, 수명을 약 80세에서 90세 정도까지 늘릴 수 있을 거라는 상상도 가능할 수도 있다고 했다. 척추동물 중 가장 오래 사는 동물은 약 400년 이상의 수명을 가진 그린란드상어인데 심박수가 분당 6회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고, 사람의 경우에는 정상 안정 시 심박수 범위가 분당 60회에서 100회인데, 일반적으로 심박수가 낮을수록 그 사람의 심장기능이 효율적이고, 심혈관 피트니스가 좋다고 했다.
신성희교수는 건강한 사람에서 심박수와 사망률의 관계를 살펴보면 2005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 약 5,700명의 심혈관질환이 없는 남자를 23년간 분석했을 때, 심박수가 75회 이상이었던 군에서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과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이 심박수가 낮은 군에 비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코펜하겐에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약 2,700의 남자를 대상으로 16년에 걸쳐 분석했을 때, 심박수가 높았던 군에서 사망의 위험이 더 높았다고 했다.
또 신성희교수는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심박수가 70회 이상인 군에서 그렇지 않은 군과 비교해서 주요 심혈관사고의 위험이 더 높았다는 보고가 있었고, 관상동맥질환과 좌심실기능부전이 동반된 환자에서도 심박수가 높은 군이 그렇지 않은 군과 비교해 심혈관사망,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입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위험이 더 높았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심박수도 혈압과 마찬가지로 J-shape을 가지는데, 약 14만명의 급성관상동맥질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관찰연구에서 심박수가 분당 50회 미만이었던 군에서는 오히려 사망의 위험이 증가했던 결과도 있었다. 심부전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SHIFT연구의 위약군, 즉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던 군을 분석했을 때에 심박수가 낮을수록 심혈관사망 또는 심부전악화로 인한 입원의 위험이 낮았는데, 심박수가 1회 높아질수록 3%, 5회 높아질수록 16% 증가했다. 따라서 심박수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소부터, 동맥경화, 허혈성심질환, 심근경색, 심부전에 이르는 모든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심박수를 감소시키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까? 신성희교수에 따르면 적어도 심부전환자에서는 심박수를 낮추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많은 연구결과들이 있다고 했다. 심박수를 감소시키는 대표적인 약제인 베타차단제는 교감신경활성을 억제해서 심장의 리모델링의 개선시키고, 급사의 위험을 낮출 수 있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심박수를 조절하는 또 다른 약제인 이바브라딘은 동방결절에 있는 Funny 채널에 작용해서 이완기 말 활동전압의 기울기를 낮춤으로써 심박수를 감소시키는 기전을 가진다. 이 채널은 심박수가 빠를 때 더 많이 열려 있고, 이 약제는 열려져 있는 채널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기저심박수가 높을수록 더 많이 심박수를 감소시키고, 기저심박수가 낮은 경우에는 심박수를 덜 감소시킬 수 있게 된다. 신성희교수는 베타차단제의 경우에는 심부전환자에게 사용하게 될 때, 심근수축력에 영향을 주게 되어, 혈역학적인 걱정을 하게 되는데, 이바브라딘의 경우에는 심근수축력을 보존하면서, 확장기 시간을 늘려 주기 때문에 심박출량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특히 혈압에도 거의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혈압이 낮은 환자에게도 사용하기가 손쉽다고 했다.
신성희교수는 SHIFT연구에서 이바브라딘은 기존의 심부전치료에 추가했을 때, 위약과 비교해서 심박수를 더 낮출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심혈관사망 또는 심부전악화로 인한 입원의 위험을 18%, 심부전악화로 인한 입원의 위험을 26%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따로 분석했을 때, 26% 낮추는 결과를 보였다고 했다. 이러한 결과로 유럽과 미국의 주요 심부전가이드라인에서 이바브라딘을 IIa로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신성희교수에 따르면, 이바브라딘은 급여는 되지 않지만, 안정형 협심증환자의 운동능력과 증상을 위약과 비교해서 개선시켰고, 베타차단제와 비교했을 때도 비슷한 정도로 개선시켰고, 특히 베타차단제에 병용하게 되면, 베타차단제 단독에 비해 더 유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고 했다. 좌심실 기능부전이 있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심박수가 분당 70회 이상인 경우 심근경색으로 인한 입원과 관상동맥중재재시술을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을 보고 했다.
이러한 연구들의 결과로 2019년 발표된 유럽 만성관동맥질환 가이드라인에서는 항허혈약물치료를 할 때, 베타차단제를 1차로 쓰고, 이바브라딘을 2차 혹은 3차로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부적절한 동성빈맥이다. 물론 갑상선호르몬기능이상 혹은 빈혈과 같은 질환을 의심해야 하겠다. 위와 같은 기저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빈맥이 발생했을 때 이바브라딘을 심박수를 약 10%~40정도 낮추고 증상을 70% 이상의 환자에서 좋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섬광, 눈번쩍거림 등이 있지만, 사용하면 좋아지는 경우도 있어 잘 살펴야 한다. 2015년 ACC/AHA가이드라인과 HRS에서 부적절한 동성빈맥이 있는 환자에서 이바브라딘을 IIa로 권고했다. 다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아직 적응증이 없고, 급여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신성희교수는 포유류에서 심박수와 수명은 상관관계가 있고, 안정 시 심박수가 낮다는 것은 심장이 좀 더 효율적으로 기능을 하고 심혈관 피트니스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반대로 안정 시 심박수가 높은 경우라면 사망 또는 심혈관질환과 상관이 있을 수 있다. 심박수를 조절하는 약제 중에서 이바브라딘은 혈역학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으면서 심부전, 안정형 협심증 그리고 부적절한 동성빈맥이 있는 환자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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