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큰 가운데 투자자들은 통계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데이터상으로는 글로벌 무역과 내수의 격차가 벌어지는 게 확연하게 드러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이번주 발표한 11월 국가별 구매관리자지수(PMI) 조사에 따르면 유로존과 일본 경제는 다시 위축되고 있다. 월간 PMI의 변화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자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서비스 업종이 다시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생산은 지속적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재정 부양책이 소득을 끌어올리고 수요를 다소 창출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예외로 남을 수 있었다. 11월 서비스업과 제조업 PMI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출 감소로 가계소득이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주 발표된 소비 지출은 예상보다 증가했다. 미국의 수입은 수출보다 훨씬 나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무역적자는 거의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것은 시장에 반영된다. 표면적으로는 2020년 미국 수출업체들이 벤치마크지수를 제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기술 대기업들이 해외 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기업은 실적이 저조한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야 이런 추세가 뒤집히기 시작했다. 물론 제조업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유럽에선 수출 제조업체들이 이미 내수 업체를 제쳤고 여전히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것이다. 독일과 네덜란드 같은 수출 강국을 빼고는 유로존 국가의 소비자 신뢰도가 곤두박질쳤다. 설령 무역 실적이 저조하더라도 유로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있어 이것이 완충재 역할을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상처를 어떻게 해결하고 세계 공급망이 어떻게 다시 그려질지에 대한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다. 현재로선 무역만이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회복의 단서를 제공하는 주제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이 글은 존 신드루 WSJ 칼럼니스트가 쓴 ‘The Economy Is Still Vulnerable. Trade Could Be a Refuge’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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