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섣부른 법안 도입으로 663만 중소기업이 큰 부담을 안을까 우려됩니다.”(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법무부가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집단소송·징벌적 손해배상 법안 공청회’에선 뜨거운 찬반 토론이 벌어졌다.
집단소송제와 관련해 입법을 지지하는 쪽에선 “국제적 기준에 발맞추고, 기업의 부당 행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법안 시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남근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2010년대 이후 선진국 대부분에서 집단소송제를 도입했다”며 “이 법안의 핵심은 기업들이 상품 제조·생산 및 소비자 보호 등에서 미리 고려하도록 하는 ‘예방적’ 효과에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재계에서는 집단소송제에 대해 ‘기업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법안’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본부장은 “법무부의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피해에 대한 입증 책임은 피해를 주장하는 측이 아니라 기업에 있다”며 “이에 따르면 기업은 영업 비밀도 공개해야 하며, 이를 거부하면 피해자 측 주장을 무조건 진실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도 부당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이번 법안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추문갑 본부장은 “거액의 합의금을 노리는 ‘블랙컨슈머’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집단소송제는 중소기업들에 경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대응이 취약한 영세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만큼 관련 법을 도입하더라도 충분한 유예기간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해서도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 김선정 동국대 법대 석좌교수는 “전면 도입보다는 침해 법익과 규제 대상에 따라 징벌의 요건이나 효과를 달리하는 점진적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며 “입법 필요성과 내용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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