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이 10월에 이어 0%대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여름철 역대급 장마와 태풍 등의 여파로 농축수산물 물가는 8월부터 4개월 연속 1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0(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했다. 10월(0.1%)에 이어 두 달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은 올 5월(-0.3%) 마이너스 이후 6~9월 꾸준히 오르다가 10월 0.1%로 주저 앉았다.
통계청이 분석하고 있는 0%대 저물가 기조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 하락은 석유제품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석유류 공업제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4.8% 하락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외식물가 상승폭 제한, 고교 무상교육 등 정책지원에 따른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도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하지만 0%대 저물가 기조 와중에도 농축수산물 물가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올 여름 50일 넘게 이어진 장마에다 태풍도 잇따라 한반도를 때리면서 채소값이 올라서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11.1%로 집계됐다. 8월(10.6%) 9월(13.5%) 10월(13.3%)에 이어 네달째 10%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농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3.2% 올랐다.
여기에 최근 확산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닭·오리고기 가격도 밥상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최근 5일간 닭고기 소매가격은 평균 kg당 5435원으로 전년(kg당 4943원)보다 10% 올랐다.
전세난 등으로 집값도 올랐다. 지난달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했다. 2018년 6월(0.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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