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만들었는데…英,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세계 첫 승인

입력 2020-12-02 17:06   수정 2021-01-01 00:31


영국 정부가 2일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하라는 독립 규제기관인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수용했다. 영국 정부는 다음 주부터 백신을 영국 전역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의 긴급사용 승인을 환영하며 "MHRA가 신중하게 평가하고 영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적시에 나서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백신 사용 승인을 기대하면서 고품질의 백신을 전 세계에 안전하게 공급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지난달 20일에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신청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영국 보건부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사용 승인이 난 것과 관련해 접종 프로그램이 내주 초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맷 행콕 보건장관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각급 병원들이 백신을 공급받을 준비가 이미 돼 있다"고 말했다.

각국 보건 당국의 신청, 심사기간, 결정 절차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미국에서는 이달 말, 유럽에서는 내년 초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승인 여부를 두고 오는 10일 회의를 열 예정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 주지사들과 전화회의에서 백신 배급이 12월 셋째 주에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유럽연합(EU)에도 긴급사용과 유사한 제도인 조건부 판매 승인(CMA)을 신청했다. EU의 보건 규제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은 심사가 신속처리 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모든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더라도 EU 회원국들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사용은 이르면 내년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경쟁하는 미국의 다른 제약업체 모더나도 지난달 30일 미국 FDA에 긴급사용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FDA는 모더나 백신의 승인 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회의를 오는 17일 개최하기로 했다.

모더나는 유럽 배급을 위해 EMA에도 조건부 판매 승인을 신청했으나 마찬가지로 연내 보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MA는 절차대로 심사를 진행해 늦어도 내년 1월 12일까지 CHMP가 비상회의를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지난달 27일 집계한 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백신 후보는 모두 49개다. 이 가운데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중국 시노백, 시노팜, 캔시노바이오, 미국 노바백스, 존슨앤드존슨 등 11개가 마지막 단계인 3상 시험에 진입한 상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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