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밴드 ‘동물원’ 출신 싱어송라이터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창기 씨는 신간 《노래가 필요한 날》에서 이같이 권한다. 1987년 데뷔 이후 33년간 노래를 부르고 있다. 동물원에서 활동했을 땐 ‘널 사랑하겠어’ ‘혜화동’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여러 히트곡을 만들었다. 김광석의 ‘그날들’ ‘기다려 줘’ 등도 그의 작품이다.
이 책은 낮에는 정신건강을 돌보는 의사로, 밤에는 가수로 살면서 보고 느낀 이야기가 녹아 있다. 진짜 나를 찾고 싶을 때, 사랑에 아프고 힘들 때, 관계가 꼬였을 때, 삶의 폭풍우에 휘청일 때 들으면 좋은 노래 77곡을 소개한다. 출·퇴근길, 사랑과 이별, 가족 간 갈등과 화해 등 일상 속 특정 상황에 맞을 곡을 설명한다.
또 이와 관련된 자신의 추억과 정신건강의학 관련 지식 등을 알려준다. 삶의 추억을 담담히 떠올리는 동물원의 ‘혜화동’, 엄마의 속마음을 딸에게 진솔하게 털어놓는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 개인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이 그 예다.
저자는 “노래로 인생을 바꾸기는 힘들다”면서도 “음악 덕분에 우리는 덜 번민하는 사람으로 산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람은 강한 감정을 유발하는 사건이 일어날 때 들었던 소리나 배경음악을 그 감정과 연결해 저장하고, 그 감정을 유발하는 사건을 겪거나 기억할 때 그 소리나 노래를 다시 듣게 된다”고 말한다. 또 “나는 좋은 노래와 좋은 사람들과 평생 연결돼 있을 테니 운이 좋은 편”이라고 자평한다.
“진정한 어른이 돼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존재며, 삶의 단계에서 요구되는 과제들을 잘 수행할 때 자긍심을 느낀다”며 “나이에 걸맞게 살고 있는지를 늘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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