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상공회의소와 진행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코로나19 하루평균 사망자가 최근 2500명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내년 2월까지 45만 명의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미국 병원의 90%가 코로나19 환자로 포화 상태에 달하는 등 고위험 상태인 ‘레드존’에 진입했다”며 “앞으로 3개월이 미국 공중보건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코로나19 대유행을 통해 그동안 공중보건 분야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충분치 않았음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미 전역의 병원들은 병상 공간을 확보하고 외부 인력을 채용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고 WSJ는 전했다. 확진자 증가세를 꺾지 못하면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CDC는 이와 함께 크리스마스 등 겨울 연휴에 여행을 미루고 집에 머물러달라고 촉구하는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바이든 당선인도 마스크 착용이 ‘애국’이라고 거들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소상공인 및 노동자들과의 화상회의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자신의 안전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지키고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서 마스크 착용을 한국전쟁과 세계대전 등 참전자들의 희생에 비유했다.
미 연방정부는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 1차 출하분을 오는 15일 수령할 것이며 내년 2월까지 1억 명의 미국인에게 접종할 계획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모더나의 백신은 22일 인도받는다.
월도미터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에선 신규 확진자 20만3427명, 신규 사망자 2831명이 나왔다. 누적 확진자는 1431만3941명, 누적 사망자는 27만9865명에 달했다. 시사잡지 애틀랜틱에 따르면 입원 환자 수는 이날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하루 사망자도 4월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직 미국 대통령들은 “TV 앞에서 맞겠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자원하고 나섰다. 통상 백신 개발 기간이 수년에 달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몇 개월 만에 개발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카메라 앞에서 백신을 직접 맞아 대중의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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