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韓 경제의 복병은 가계 빚과 좀비 기업"

입력 2020-12-03 17:50   수정 2020-12-04 00:55

국내 대표 국책·민간 경제연구원 원장들은 3일 웹세미나로 진행된 ‘2020년 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회’에서 “부실기업과 가계부채 문제가 내년 한국 경제의 복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풀면서 가계부채 규모와 ‘좀비기업’이 급증했는데, 최악의 경우 이로 인한 경제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내년 주요 금융리스크로 △부동산 가격 하락 △가계부채 부실화 △기업 부실화 △이자상환유예 조치 등 종료로 인한 부실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등을 꼽았다. 이 부원장은 “코로나19로 올해 한계기업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구조조정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만약 대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늘면서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원장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수준은 95.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4.9%보다 높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담보주택의 가격이 떨어지고 고용 악화로 가계소득이 줄면 가계부채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미·중 관세 분쟁이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기술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갈등은 봉합되지 않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모든 다자주의 체제에 복귀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내년 외국인의 자금유입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투자자 저변이 확대되면서 대내외 충격에 대한 주식시장의 복원력도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백신의 승인과 보급, 접종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올해 주식시장이 내년 회복세를 보일 경제상황을 선반영하고 있는 만큼 경기 회복세에 비해 주가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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