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가 있는 예비 며느리를 성추행한 시아버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자신의 아들과 결혼할 사이인 예비 며느리 B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배가 아프다며 배를 만져달라 해서 복부를 쓰다듬은 적은 있지만 가슴과 엉덩이, 음부를 만진 적은 없다며 추행 사실을 부인했다.
반면 피해자 B씨는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A씨가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해달라면서 자신의 엉덩이를 만졌고, 예비 시어머니에 대해 설명해 주겠다며 음부를 만졌다고 진술했다.
일부 진술 과정에서 일관되지 않은 면이 있었지만 재판부는 이를 지적장애 3급인 피해자의 지적 한계로 판단했다.
또 지난해 9월14일 A씨와 B씨의 통화 녹음 내역에 B씨가 자신의 음부를 만진 것에 항의하자 A씨가 "알았다" "이제 친해지려고 한 거다"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는 점을 참작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진술한 모습을 보면 일상생활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사건 하나하나를 설명하거나 풍부하게 묘사하기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 강제추행은 징역 3년 이상의 중형에 처하는 범죄"라면서 "피고인이 예비 며느리를 추행한 범죄 행위는 가벼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했거나 폭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피고인은 성범죄 전력이 없고 가족들이 장애인으로 피고인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보이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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