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7월 현대차 주가는 급등하며, 20만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안정적인 실적, 전기차 성장성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될 한전 부지는 지가 상승으로 6년여 만에 알짜 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실적, 성장성, 악재 해소 등 삼박자가 어우러졌다. 코로나19 사태 속에도 실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내수가 튼튼했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5903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84.9%나 웃돌았다. 3분기도 일회성 충당금을 제외하면 호실적이었다. 대형차의 품질 경쟁력이 높아진 결과였다. 4분기부터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회복 기대가 커졌다. 북미 지역 평균 판매가격(ASp)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엔 신형 투싼, GV70, GV80의 해외 판매가 본격화한다. 현대차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보다 134.3% 늘어난 6조7805억원이다. 2014년 이후 최고 실적이 예상된다.
지난 2일 발표한 전기차 플랫폼인 ‘E-GMP’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00V와 800V 급속 충전 환경을 모두 활용할 수 있게 한 기술력이 돋보였다”며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올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E-GMP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연간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22년 9.3%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전기차 비중 확대가 주가 재평가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GBC 부지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면 현재 0.7배 수준인 현대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더 낮아진다. 현대차는 GBC 설계 변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BC 건축비를 줄여 신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낮아진 원·달러 환율은 수익성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통상 환율이 급등한 뒤 하향 안정화하면서 수요 회복을 동반할 때 자동차업체의 수익성이 높아진다. 이번엔 반대다. 글로벌 경기의 회복 기대를 바탕으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수요 회복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기대를 거는 시각도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 하락은 경기 회복 기대에 대한 결과이기 때문에 반대급부로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신차 출시로 인한 실적 개선과 환율 상승이 스노볼 효과(수익 극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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