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에서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전형에 합격할 수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는 문과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2~3점 상승했지만, 이과는 2~3점 내려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문계열 학생이 치르는 수학 나형은 쉬워졌지만 자연계열 학생들이 치르는 가형이 어렵게 출제된 영향이다.
4일 입시전문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수험생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한 주요 대학 정시 합격선을 발표했다. 통상 대학들이 정시전형에 반영하는 국어, 영어, 탐구(2개 과목) 영역의 점수를 합산해 내놓은 예상치다. 3개 영역 만점은 300점이다.
종로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인문계열 최상위권인 서울대 경영대의 올해 수능 합격선은 294점으로 예상됐다. 작년 291점 대비 3점 올라갔다. 고려대 경영대는 작년보다 2점 오른 290점, 연세대 경영대 역시 작년 대비 2점 상승한 290점으로 집계됐다. 상위권으로 꼽히는 다른 대학 인문계열 학과도 대부분 2~3점가량 합격선이 올라갔다. 서강대 인문계열은 전년 대비 합격점이 3점 상승한 279점,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은 전년보다 2점 오른 279점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가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됐지만, 인문계열 학생들이 치르는 수학 나형의 출제 난도가 전년 대비 다소 하락하면서 전체적인 합격선이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입시업체들이 가채점을 바탕으로 추정한 올해 수학 나형의 1등급 기준 점수는 88~92점이다. 작년 수능의 수학 나형 1등급 기준 점수는 84점이다.
자연계열 최상위권은 커트라인 변동이 거의 없거나 약간 하락했다. 서울대 의예과는 작년과 같은 294점으로 전망됐다. 연세대 의예과 역시 작년과 동일한 293점이다. 고려대는 작년보다 1점 떨어진 289점으로 나타났다. 공대·자연계열은 합격 기준 점수가 대부분 하락했다.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는 전년 대비 3점 떨어진 276점,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도 전년보다 3점 하락한 276점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가채점 결과는 자신의 대략적인 위치를 보는 참고용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정시전형에서는 원점수가 쓰이지 않고 표준점수와 등급, 백분율이 활용되므로 실제 수능 점수가 발표된 뒤에야 정확한 추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가채점을 통해 정시 지원 대학이 수시 지원 대학보다 상위권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정시모집은 변수가 많아 가채점을 통해 어느 전형에 집중할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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