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이자는 올해 내 백신 공급 목표 물량을 당초 1억 회분에서 5000만 회분으로 줄였다. 백신 원료의 초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이자 측은 “백신 원재료 공급망을 늘리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올해 공급 물량을 맞추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수급이 지연된 원료가 어떤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내년에는 예정대로 13억 회분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 화이자 백신은 최종 임상시험에서 95%의 면역 효과를 나타냈다. 오는 10일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앞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화이자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을 허가한 영국 정부는 올해 최대 1000만 회분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화이자가 출하량을 줄이면서 400만~500만 회분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내년 1분기 백신 공급량이 1억~1억2500만 회 접종분이 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 중 8500만~1억 개는 미국에 공급되며 다른 나라 공급분은 1500만~2500만 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더나는 또 내년에 1분기 공급량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연간 5억~10억 회 접종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임상시험 결과 94%의 예방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 측은 “백신을 1회 접종한 뒤엔 시간이 지날수록 시험 참가자의 체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 감소했지만, 추가 접종 시엔 3개월이 지난 뒤에도 높은 수준의 항체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하면 적어도 3~4개월간은 면역력이 유지된다는 뜻이다. 모더나는 지난달 30일 FDA에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한국에선 이르면 내년 하반기께 백신 접종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아직 백신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백신 구매 예산으로 1조3000억원을 책정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가전담심사팀을 꾸려 국내 생산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신속한 허가를 위해 전임상 시험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국산 백신은 일러야 내년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아이진 등이 개발 중이다.
강동균/박상익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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