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기금 '쓴소리'…"한국 은행들, ESG 공시 너무 안 해"

입력 2020-12-06 18:49   수정 2020-12-06 19:06

“한국의 은행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고 하는데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무의미한 노력이 될 수 있습니다.”

키이스 리 세계자연기금(WWF) 아시아 지속가능금융 총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ESG 공시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 분야 비정부기구(NGO)인 WWF는 최근 신한 국민 하나 우리 기업 등 국내 5개 은행의 ESG경영 점수를 공개하면서 ESG경영의 목적에서는 높은 평가를 줬지만 절차, 방침, 인사 등에서는 20%도 안되는 성취율을 보였다.

리 총괄은 “은행 내부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며 “공시만 놓고봤을 때 한국의 은행들은 어떤 수준의 ESG 경영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는 은행들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적 재무 정보 공시 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출이나 리스크 관리에서 어떤 기준으로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는지까지 자세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 총괄은 인사 항목에 대한 보완도 강조했다. 그는 "지속가능 금융 보고서의 6가지 평가 항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라고 설명했다. 각 부서별로 ESG 방침을 키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리더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은행의 인사 부분 ESG경영 성취도는 18%에 불과하다. ESG전담 팀이 있다고 응답한 곳도 국민은행 뿐이다. 리 총괄은 "은행이 지속가능금융을 위해 ESG를 책임지는 고위급 이사를 둬야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속가능금융 보고서의 도입을 통해 은행의 ESG경영 개선 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 총괄은 "싱가포르 내 은행도 우리 보고서의 평가 항목을 로드맵 삼아 ESG경영을 강화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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