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철저히 실패했다. 우선 가격 측면. 집값은 안정적인 게 최고의 결과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집계한 통계를 보면 건물값을 제외하고 3.3㎥당 서울 아파트 땅값은 문재인 정부 들어 1540만원 올랐다. 노무현 정부 때 936만원, 박근혜 정부 때 523만원 올랐지만 상승폭은 현 정부 때와 비길 바가 못 된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14% 상승에 그친다고 했지만 경실련은 실제 58% 올랐으며 이제 그만 우기라고 했다.
이 같은 부동산 실정(失政)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상징되는 부동산팀의 작품이다. 김 장관이 발탁되는 순간부터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김 장관은 3년 반 전 취임 일성으로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서울 강남 등지의 고가 아파트 소유자, 다주택자 등을 투기세력으로 규정하고 징벌을 가하는 방식으로 수요 줄이기에 나섰다. 대다수 전문가가 그렇게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김 장관은 최근에서야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어 보겠지만…”이라며 정책 실패의 원인을 인정했다. 하지만 늦었다. 김 장관이 취임할 때부터 아파트를 만들었다면 지금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터다. 김 장관 역시 ‘빵투아네트’라는 별명을 얻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부동산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대응하면 된다. 첫 출발은 제대로 된 부동산팀을 꾸리는 일이다. 공급을 늘려야만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진 사람을 부동산팀에 투입해야 한다. 공급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산과 논을 갈아엎어 아파트를 짓는 방법도 있지만, 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해 늘리는 방법도 있다. 후자가 더 친환경적이다.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선언하면 당장은 집값이 뛸 수 있다. 하지만 금방 안정세가 자리 잡힐 것이다. 짧은 순간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간 평가를 받는 방법이다. 이는 경제학을 정통으로 공부한 대다수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다.
jdpow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