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강원에 있는 강릉 씨마크호텔은 크리스마스(24~27일)와 연말(31~1일)을 비롯해 이달 주말 예약이 대부분 찼다. 강릉 지역 리조트 관계자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자녀들이 학교를 안가도 되니까 가족단위 1주일 살기, 한 달 살기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켄싱턴 리조트 설악 밸리 관계자는 “11월 70~80%였던 객실점유율이 최근 100% 가까이 오르고 있다”며 “연말연시 예약은 마무리된 상태”라고 전했다.
제주와 부산은 단기 여행객보다 ‘장기 투숙객’ 중심으로 예약이 많아졌다. 제주 롯데호텔은 크리스마스(24~27일)와 연말(31~1일) 전 객실의 예약이 끝났다. 제주 신라호텔도 같은 기간 500만원이 넘는 스위트룸과 일반객실 일부만 남은 상태다. 제주 메종글래드 관계자는 “수도권 거리두기가 꽤 오래갈 거라고 보기 때문인지 하루 6만원짜리 한 달 살기 패키지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며 “전체 예약객도 평소보다 10~20%가량 늘어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 포천의 한 캠핑장은 크리스마스 기간인 25~26일에 캠프사이트 58곳 중 3곳 빼고 예약이 찼다. 직장인 윤모씨(42)는 “얼마 전까지 20만원대였던 가평의 풀빌라 리조트 1박 요금이 50만원까지 뛰어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김포에서 출발해 27일 돌아오는 제주행 대한항공 항공권은 이날 기준 18만3900원(최저가)이다. 이번주 주말(12~13일) 가격인 5만7900원과 비교하면 세 배로 뛰었다.
장기간 이어진 거리두기 지침이 여행 수요를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8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밤 9시 이후 술집과 음식점의 홀 영업이 중단된다.
반면 비수도권은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올리는 데 그쳤다. 2단계에서도 2.5단계와 마찬가지로 밤 9시 이후 술집과 음식점 등 홀 영업이 금지되지만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시설은 별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
정기석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을 마련했으나 정부가 기준에 맞춰 제때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한 적이 없다”며 “현재 전국이 2.5단계 수준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데 지금도 비수도권은 기준보다 약한 방역 대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양길성/최병일 기자 vertig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