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사진)이 '추-윤 사태'에 대해 입을 열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리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국회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민주당, 야당 배제하며 공수처 단독처리 기류
야권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여당에게 공수처법 처리를 지시하는 일종의 '하명'을 내렸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단독으로라도 공수처법 처리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국회법 57조의 2 제5항에 따라 법사위 각 교섭단체 간사위원에게 7일 오후 6시까지 '공수처법에 대한 안건조정위' 구성을 위한 조정위원 추천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윤호중 위원장은 "이에 따라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에게 3명의 조정위원 추천을 요청했고, 비교섭단체 조정위원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으로 구성할 예정"이라며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에게는 2명의 조정위원 추천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법에 대한 제1차 안건조정위는 8일 오전 9시에 개회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회법 제57조의 2(안건조정위) 조항에 따르면 안건조정위는 여야 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조정이 필요할 때 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구성된다. 법사위원장은 소속 위원 중 간사와 협의해 안건조정위원장을 선임한다. 조정위원 6명은 '제1교섭단체에 속하는 위원'과 '제1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위원' 동수로 구성된다.
文 대통령 "권력기관 제도적 개혁 완성은 공수처"
안건조정위는 최대 90일간 안건을 심의하게 되며, 회부된 안건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민주당은 90일의 안건조정위 심의 기간이 '최대 기간'이란 점을 강조하며, 8일 중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백혜련 의원은 이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안건조정위를 먼저 구성하고 이를 의결한 후 전체회의에서 처리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90일은) 최대의 기간이고 바로 처리할 수 있다. 안건조정위를 구성해서 바로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진행하면서 "지금의 혼란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 국면에 대한 사과를 하면서도 재차 공수처법 처리를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은, 남은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드디어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역사적 시간이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 기관들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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