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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안보와 그린 뉴딜, ‘2050 탄소중립’ 정책 모두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핵심 부품인 가스터빈을 국산화하면 한층 탄력받을 수 있을 겁니다. 정부 지원 확대를 통해 가스터빈 기술력을 끌어올려 미래 먹거리인 수소터빈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야 합니다.”
7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연 ‘가스터빈 산업 경쟁력 강화 좌담회’에 참석한 민관 전문가들은 가스터빈 국산화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좌담회에는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 박상진 기계연구원장, 손정락 산업통상자원부 전략기획단 에너지산업MD, 안완기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정연인 두산중공업 사장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LNG발전소 가스터빈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2030년까지 짓는 LNG발전소 15기에서 국산 가스터빈 시설 실증사업을 하고 연구개발(R&D)도 지원해 4조원 규모의 가스터빈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정부의 이런 지원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사장은 “올해 두산중공업과 각 대학·연구소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장이 부족했다”며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국산 가스터빈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코로나19로 외산 가스터빈 부품 수급과 전문 인력 출입이 어려워지면서 LNG 발전 사업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며 “가스터빈 국산화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가스터빈 기술력 확보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손 MD는 “탄소 중립을 하려면 ‘무탄소 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수소터빈 개발이 핵심”이라며 “수소터빈 개발은 가스터빈 기술을 갖고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해외 가스터빈 경쟁사들은 이미 수소터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두산중공업도 올해 국책과제를 받아 관련 개발에 착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가스터빈 국산화는 석탄 및 원자력발전 관련 업체들이 몰려 있는 부산·울산·경남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안 원장은 “정부의 가스터빈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동남권 업체 103곳이 참여하면서 석탄과 원자력발전 산업 위축으로 이들이 겪고 있는 시름을 다소 덜게 됐다”고 했다. 안 원장은 “정부가 가스터빈 발주 일정을 더욱 앞당기고 현재 수립 중인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가스터빈 실증 사업 관련 내용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사장은 “서부발전도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을 위주로 가스터빈 분야 등에 대한 R&D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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