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는 미국 바이오기업 로이반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2억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해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선다고 7일 발표했다.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신약 개발 방식과 달리 질병 원인 단백질을 원천 분해하는 것이다. 바이오업계에선 신약 개발 기술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SK(주) 관계자는 “기존 약보다 효능이 뛰어나고 내성 문제도 없어 상업화에 성공하면 기존 난치병의 치료 수준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설립된 로이반트는 10년 이상 소요되는 기존 제약사의 신약 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로이반트는 현재 6개의 질병 단백질에 대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단백질 분해 신약을 개발 중이다. 독보적인 디지털 경쟁력을 기반으로 빠른 상업화를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특히 항암 단백질 분해 신약은 뛰어난 약효와 안전성이 검증돼 내년 임상 진입이 예상된다는 게 SK(주)의 설명이다.
SK(주)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연구개발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아비나스, 카이메라, C4, 누릭스 등 1세대 선도 기업들은 임상 진입 전 단계임에도 미국 나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이들 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6조7000억원에 달한다. 화이자와 바이엘, GSK 등 글로벌 제약사도 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SK(주)는 이번 제휴를 계기로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어 중추신경계 신약 전문기업인 SK바이오팜과의 시너지를 통해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상업화 이후엔 미국, 유럽, 한국에 생산 기반을 갖춘 원료의약품 수탁생산 통합법인인 SK팜테코를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동현 SK(주) 사장은 “SK와 로이반트가 함께 구축하는 단백질 분해 신약 플랫폼은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 과정의 비효율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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