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돼지고기와 한우의 가정 내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육류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7일 농업관측본부의 축산관측 12월호를 보면 미국 시장조사기관 '칸타 월드패널 디비전'의 조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 10일~10월 11일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돼지고기 구매량은 5.99kg였다. 지난해 5.3kg 대비 11.5% 증가한 것이다.
이 중 국산 소비량은 3.40kg에서 3.96kg으로 16.5%, 수입산 구매량은 1.97kg에서 2.03kg으로 3.0% 늘었다.
가정 내 육류소비가 증가한 것과 달리 외식 수요는 크게 줄었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7~9월 한식 음식점 생산지수는 지난해보다 19.2% 하락했고, 기관 구내식당업 생산지수는 19.6% 감소했다.
가정 내 소비가 늘면서 육류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kg당 422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0%, 평년보다 3.0% 올랐다.
이 기간 국내산 삼겹살 소매가격은 100g당 2133원으로 지난해보다 27.0%, 평년보다 14.1% 증가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삼겹살 소매가격은 이달 들어서도 ㎏당 지난 1일 2만496원, 2일 2만476원, 3일 2만1651원 등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한돈업계에선 삼겹살 공급량이 충분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격이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가정 내 소비가 꾸준히 이뤄져 가격이 강세를 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우 가격 역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정 내 한우고기 평균 구매량 증감률은 전년 같은 달 대비 지난 3월 6.1%, 4월 6.2%, 5월 7.2%, 6월 4.6%, 7월 9.8%, 8월 3.1%, 9월 -8.3%, 10월 15.7% 등 9월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1월 한우 도매가격은 kg당 1만9917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2% 뛰었다.
한편 가정 소비 증가로 인해 축산물 가격은 당분간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돼지고기 예상 도매가격은 ㎏당 3700∼3900원으로 지난해보다는 높지만 평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한우 역시 내년 전체 평균 도매가격이 올해보다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설 성수기 선물 등 수요로 일시적으로 오를 수는 있다는 게 축산업계의 관측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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