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이 4년 동안 4억 원대 규모의 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선고받은 벌금형이 확정됐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양현석과 검찰 모두 기한 내 항소를 하지 않아 1심 선고대로 벌금 1500만 원이 확정됐다.
지난달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는 양현석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 카지노 업장에서 도박을 했으며 범행 횟수가 적지 않다"며 ""사회의식을 저해하고 선량한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판부는 검찰에 양현석의 상습도박 혐의 추가를 검토하라는 취지의 명을 전했지만, 검찰은 단순 도박혐의로만 기소했고, 벌금도 1000만 원만 구형했다. 1심 선고가 검찰 구형량보다 높았던 것.
이에 박 판사는 "검찰에 (상습도박 혐의를 추가하는 등) 공소장 검토를 명했으나 검사가 정정하지 않았다"며 "공소제기한 내에서만 형을 정할 수 있어 이 같은 판결을 내린다"고 전했다.
양현석은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지인과 24회에 걸쳐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총 33만5460달러(한화 4억355여만 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서 달러를 빌린 뒤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했다는 혐의도 받았지만, 검찰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는 기소하지 않았고 단순 도박 혐의만 적용했다.
양현석 전 프로듀서를 수사한 경찰은 YG엔터테인먼트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회계자료와 환전·금융내역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며 양 전 대표와 승리를 2차례 소환해 조사해 이후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그렇지만 검찰은 상습 도박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단순 도박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이에 서울서부지법 약식재판부는 "사건의 내용상 서면 심리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양현석 전 프로듀서 등 4명을 정식 재판 절차에 회부했다.
양현석과 함께 '버닝썬' 논란으로 재판을 받게된 빅뱅 출신 가수 승리도 원정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재판 중이다.
한편 양현석이 지난해 11월 동남아 출신 사업가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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