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산수 계산부터 복잡한 단백질 구조까지 척척 분석해내는 시대다. AI가 보편화되면서 산업구조는 물론 교육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생들은 AI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1983년 미국 UCLA에서 AI로 박사 학위를 받은 국내 대표 SW(소프트웨어) 학자인 김진형 중앙대 소프트웨어학부 석좌교수는 8일 ‘2020 산학협력 엑스포’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굉장히 빠르게 온라인으로 세상 바뀌면서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할 수 밖에 없다”며 “자신의 꿈을 이루려면 앞으로 컴퓨팅 교육은 필수”라고 했다.
교육부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0 산학협력 엑스포에서는 ‘AI 시대와 인성·인재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한 석학 강연이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김 석좌교수는 AI시대를 대비하려면 교육기관부터 컴퓨팅 교육을 대대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석좌교수는 “미국 스탠포드대 공과대 학생은 60%가 컴퓨터 전공하고 있는데 한국 최고 대학인 서울대는 컴퓨터공학과 정원이 1년에 55명에 머물러 있다”며 “대학 정원의 문제 때문에 컴퓨팅 교육이 정체돼 있다”고 했다.
김 석좌교수는 AI 시대에는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AI를 이해할 수 있는 컴퓨팅 능력이 필수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석좌교수는 “컴퓨팅 사고력과 디자인사고력, 추론적 사고력이 혁신의 필수기술”이라며 “이러한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황재훈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 김종락 서강대 인공지능연구소장을 비롯한 석학들이 AI시대 인재상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황 교수는 “AI가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계산업무를 하는 오늘날에도 대학 회계학 시험은 누가 가장 빠르게 계산하는지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해석·입체적인 분석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국가와 기업, 대학이 함꼐 참여하는 AI 교육의 균형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가 AI 교육 플랫폼을 고정하면 모든 국민들이 단편적으로 AI를 이해할 수 있다”며 “스타트업이나 중견 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