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신 접종시점 내년 상반기?…당국 "외국보다 안늦을 것"

입력 2020-12-08 17:46   수정 2021-01-07 00:31


방역당국이 내년 중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 시기가 애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적 유행으로 해외 접종 규모가 늘어 동향을 이른 시점에 확인할 수 있고 백신 효능 자료도 공개되고 있는 만큼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2부본부장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백신 접종 시기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외국 상황을 잘 모니터링하되 철저히 준비해서 외국과 비교해도 그렇게 늦지 않게 접종을 시작할 수도 있지 않나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준욱 2부본부장은 "지난 10~11월까지만 해도 방역당국 실무자의 한 사람으로서 '내년 1월쯤 허가가 나고 접종은 1분기 중에 시작되지 않을까'라고 추정했었다"며 "또 앞선 브리핑에서는 '내년 추석이 금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는데 이는 내년 3~4분기에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주요 고위험집단의 경우 이 기간 이전에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접종 규모가 커지면서 전체 부작용 발생 비율을 상당히 일찍 확인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고 백신 효능 수치 자체가 높은 데다 안전성도 높다는 것이 근거 자료로 공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 시기가 하반기보다는 빨리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백신 우선 접종 권장 대상으로 노인, 집단시설 거주자, 만성질환 등 감염 취약계층과 함께 보건의료인 등 필수 서비스 직군 등 3600만여명을 검토하고 있다.

권준욱 2본부장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목적은 첫 번째 치명률을 낮추는 것이고 두 번째 유행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의료 요원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접종한 후, 연령이 높고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을 접종해 치명률을 낮추고 활동이 왕성한 젊은층을 접종해 유행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은 8일(현지시간) 세계에서 처음으로 80세 이상 노인 등에게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초기 접종 대상자는 현장 의료인력, 80세 이상 노인, 요양원 직원이다.

권준욱 2본부장은 "접종을 시작한 영국과 지금 (접종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 또 다른 많은 나라들은 주로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 고령층과 요양시설에 종사하는 분들부터 접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알렸다.

이어 "백신이 접종되기까지, 또 접종이 이뤄지는 시간이 어느정도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치료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내 치료제 개발 상황도 일부 소개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혈장치료제 임상 2상 시험은 현재 12개 의료기관에서 진행 중이며 전날 기준으로 환자 28명이 등록돼 있다. 임상시험 대상 목표는 60명이다. 혈장 공여를 등록한 사람은 총 6491명이며 이중 4088명이 이미 혈장 공여를 마쳤다.

항체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3상 시험은 300명이 넘는 환자 모집이 완료됐고 연내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중에서는 DNA 백신 2종과 합성항원 백신 1종의 임상 1상 등이 승인된 상태로, 연내 백신 후보주 3종의 임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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