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한달 앞둔 트럼프…中 고위 관리 14명 '무더기 제재'

입력 2020-12-08 17:24   수정 2020-12-09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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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정권 이양을 불과 한 달여 남겨놓고 중국 핵심 관리를 또 무더기로 제재했다. 중국은 보복에 나서겠다며 반발했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7일(현지시간)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의 왕천, 차오젠밍, 천주, 우웨이화 등 부위원장 14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이들이 홍콩 야당 의원들을 축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과 직계 가족은 미국 방문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거래도 금지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중국이 홍콩의 민주적 절차를 끊임없이 공격해 홍콩 입법회(국회)를 야당이 없는 거수기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상무위는 반체제 인사를 억압하는 데 동원돼온 홍콩 국가보안법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기관”이라며 “홍콩의 자치권 보장이란 국제적 약속을 무시한 이들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인대 상무위는 지난달 11일 홍콩 입법회 의원의 자격 요건을 규정하면서 홍콩 정부에 의원직 박탈 권한을 부여했다. 그 직후 홍콩 정부는 야당 의원 4명의 자격을 박탈했고 나머지 야당 의원 15명은 사직서를 냈다.

미국의 조치에 중국 정부는 강력 반발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추가 제재할 것이란 보도가 사실로 확인되면 단호한 조치로 국가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 입법회 의원의 자격을 새로 정한 것은 법치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일”이라며 “홍콩에 대한 어떤 외국의 간섭도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다만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내년 1월 20일 끝날 예정인 만큼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 국무부는 지난 4일엔 중국 공산당원과 직계 가족이 취득할 수 있는 미국 방문비자의 유효기간 상한을 기존 10년에서 1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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