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세계 첫 백신 접종 시작…美는 10일 승인 논의

입력 2020-12-08 17:42   수정 2021-03-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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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8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접종을 시작했다.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끝낼 길이 열릴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에 영국 정부는 이날을 ‘V-데이’라고 부르며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속도전에 들어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국은 이날부터 80세 이상 노인 등에게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접종했다. 이를 위해 잉글랜드 지역에 50개 거점병원을 지정했고 다른 지역에서도 병원을 중심으로 접종을 진행한다. 벨기에에서 생산된 화이자 백신 80만 병(40만 명분)은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으로 운송돼 비밀지역에 보관됐다가 각 병원에 공급됐다.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들은 지난 주말 접종 대상자를 분류하고 부작용에 대비하기 위한 면역 반응 치료소를 마련했다. 초기 접종 대상자는 현장 의료인력, 80세 이상, 요양원 직원들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첫 접종을 받고 나면 3주 뒤 두 번째 접종을 하고 면역력은 그로부터 1주일 뒤에 생긴다. 백신 접종비는 무료다. 영국은 지난 2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 백신에 긴급사용 승인을 내린 데 이어 1주일도 안 돼 접종에 들어갔다.

맷 행콕 보건장관은 “백신 접종 시작일을 V-데이라고 부른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이 애국심을 호소하며 승리의 ‘V’ 표시를 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고 운반할 때 드라이아이스로 채운 특수 박스를 이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접종하기까지 비용과 특수 장비, 인력이 대거 소요된다는 지적이 많다.

영국은 현재까지 2000만 명이 면역 효과를 볼 수 있는 분량의 화이자 백신 4000만 병을 구매했으며 인구의 40%인 2500만 명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도 백신 접종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10일과 17일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승인 방안을 각각 논의한다. 연방 당국자들은 이들 백신이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24시간 안에 각 주에 첫 배송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열린 ‘백신 최고회의’에서 “미국 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공급한 뒤 외국에 전달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신의 외국 공급은 내년 봄 또는 여름께야 이뤄질 전망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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